엄마 친구 아들, 딸 이야기
90년대생 일자리 문제
엄마 친구 배 선생님은 언젠가부터 이유 없이 몸이 아픕니다. 두통이 잦고 기운 없는 날이 많으시다고 합니다. 여러 군데 병원을 가봐도 원인이 없습니다. 엄마는 최 선생님이 아픈 까닭이 자식 때문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아들, 취업 준비가 길어지다 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딸의 진로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취준생은 매우 운이 나쁩니다. 아주 적은 일자리를 두고 많은 사람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성장, 불확실한 미래, 코로나 유행이 겹쳐 기업은 사람을 뽑지 않습니다. 시킬 일도, 책임 질 자신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취업 연령대는 인구가 많습니다. 30대 초반 세대는 매년 60만~65만 명가량이 태어났는데, 20대 후반 세대는 매해 70만 명 이상 태어났습니다.
지금 취준생들이 감당하고 있는 불운을 저는 사회가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막대한 재정을 들이더라도 효과적인 일자리 대책이 있다면 선택해야 합니다.
우선 ‘현황 파악’을 해봤습니다.
현황: 성남에서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 수
2020년 하반기 기준으로 15세~29세 성남시민 중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은 약 4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큰 숫자입니다. 성남시민 전체 취업자 47만 명의 8.5%에 해당하고, 성남시에 있는 사업체 수 약 65,000개의 ⅔ 수준입니다. 회사마다 한 명씩 뽑아야 할 판인데, 65,000개의 사업체 중 대부분은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영세한 사업체입니다.
현황은 대략 파악했습니다. 이제 문제 해결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최선을 다해 언 발에 오줌 누기
두 개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서울시는 ‘청년일자리 1,000개의 꿈’이라는 사업을 합니다. 약 600명의 청년에게 4~9개월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서울시와 제휴한 기후환경, 사회적 경제, 디지털 분야의 기업에서 일하게 됩니다. 급여는 업무 시간에 따라 월 167만 원 또는 220만 원입니다. 드는 돈은 약 100억입니다.
경기도는 ‘경기청년 희망일자리 사업’을 합니다. 참여자는 경기도청이나 경기도에 있는 공공기관에서 4개월간 일하게 됩니다. 대상 인원은 404명이고, 주 30시간씩 일합니다. 시급은 약 10,000원이고 드는 돈은 20억 정도로 추정됩니다.
서울시는 600명, 경기도는 400명입니다. 구직자를 위해 필요한 일자리 수는 어마어마한데 지방정부의 ‘최선’이 이만큼입니다. 청년정책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곳들인데도 그렇습니다. 의미 있지만 필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랍니다.
고민: 혹시 해결 방안 아세요?
100명의 근로소득자를 연봉 순으로 줄 세웠을 때, 딱 중간에 있는 사람의 월급이 얼마냐면요. 세전 234만 원(2019년 기준)입니다. 234만 원씩 청년 구직자 40,000명에게 1년 동안 월급을 준다고 가정하면 1조 1,232억이 필요합니다. 200만 원으로 낮춰도 9,600억이 필요합니다. 93만 명이 사는 성남시의 예산은 연간 3조 원 정도 됩니다. 4만 명이 할만한 일거리를 성남시가 만드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할 수 있다고 해도 예산의 1/3이 필요한 일입니다.
청년 실업자를 0으로 만드는 목표가 비현실적이긴 합니다. 목표를 바꿔봅시다. 청년 실업률을 전연령 실업률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해봅시다. 그럼 10,000개입니다. 10,000개의 일자리는 만들어야 지금 구직하는 90년대생의 불운을 사회가 분담하는 셈입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정말로 여쭤보는 것입니다. 혹시 지혜로운 의견, 나누고 싶은 고민이 있으시다면 답장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방법이 나오지 않겠어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