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5일에 대한 냉정한 평가
8월 31일은 ‘이대호의 정치 도전기’ 시즌 1이 종료되는 날이었습니다. 31일은 이대호가 회사를 그만두고 4월 19일에 정계 진출을 선언한 지 135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시즌 1 종료를 맞아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근데, 갑자기 웬 ‘시즌 1’이냐고요?
시즌 1: 신규 당원 모으기
제가 내년 지방선거에 당 후보로 출마하려면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합니다. 당내 경선 과목은 두 개입니다.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입니다. 그중 ‘당원 투표’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저를 지지하는 당원이 많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호 당원을 많이 확보하는 방법은 당원이 아닌 사람을 유혹해서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시키는 것입니다.
신규 당원 모집 마감 기한은 8월 31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때까지를 시즌1로 정했습니다. 가입 목표는 500명이었습니다. 대실패했습니다.
한계: 목표 달성률 12%
총 60명의 당원을 모집했습니다. 우선 전화번호부를 보면서 성남시 당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사람 명단을 썼습니다. 당원 가입 해줄 만한 성남시민 친구가 있냐고 주변에 물어 모르는 분 연락처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95명의 명단이 완성됐습니다. 한 명 한 명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거나 문자로 대화를 나누며 당원 가입을 부탁했습니다.
가입해주신 분은 60명입니다. 나머지 35명은 사양하셨습니다. 창피한 성적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10년 동안 연락 않던 친구에게 연락하거나, 인터뷰 때문에 한 두 번 선의로 저를 만나주셨던 것이 인연의 전부인 분들에게 당원 가입을 부탁했습니다. 그런 저 자신이 너무 뻔뻔하고 염치없게 느껴졌습니다. 무슨 대단한 일 하겠다고 민폐인가 싶어 자괴감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직접 사람과 대화하며 당원 가입을 설득하면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사람과 대화하며 어떤 마음을 먹도록 설득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부담스러운 일임에도 당원에 가입해주신 분, 사양하셨지만 진지하게 고민해주신 분, 주변의 다른 사람까지 권유해 가입시켜주신 분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성과: 동료 집단 구축
성과도 있었습니다. 시즌 1의 가장 큰 성과는 여러 동료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60명의 당원, 226명의 뉴스레터 구독자, 18명의 동료가 생겼습니다.
18명의 동료는 저와 무언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계단정복지도를 같이 만드는 SCC 멤버들, 뉴스레터를 검토해주는 친구, 정책 리서처, 법률 자문 변호사님, 곧 공개될 프로젝트팀원들, 그리고 모든 활동을 함께 하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한 분, 한 분 생각해보면 이런 귀한 분들을 어떻게 만나서 함께 일하고 있나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SCC(계단뿌셔클럽) 팀원들과 계단정복지도를 잘 만들어가고 있는 점도 성과입니다. 홍보 비용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 중입니다. 현재 44% 채워졌는데요. 펀딩 페이지에 한 번 들어오셔서 댓글, 좋아요 남겨주시면 기부금이 발생해 큰 도움이 됩니다.
시즌 2: 공중전
내년 지방선거 과목이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두 번째 과목을 준비할 시간입니다.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일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많은 사람이 보는 미디어에 등장할 방안을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알려주세요!
당원 가입하신 분들이 어떤 마음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신 분도, 부담스럽지만 고민 끝에 하신 분도 계실 겁니다. 근데, 제게는 ‘그래! 가입할게!’라고 말씀하신 그 순간, 폭죽이 터지고 45인조 밴드가 튀어나와 팡파레를 시작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마음을 써주신 그 순간 참 기쁘고 감동했습니다.
마음 써주신 거 부끄럽지 않도록 정직하게 하겠습니다.
존경을 담아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