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단 행사, 당일 노쇼는 몇 명이었을까?

계단정복지도 프로젝트 (10)

체험단 행사, 당일 노쇼는 몇 명이었을까?

시작이 좋았습니다.

계단정복지도 체험단 1회차 장소는 ‘서현역’이었습니다. 총 7명이 모였습니다. 대부분 당근마켓에 올린 홍보 글을 보고 오셨더라고요. 신청하고 안 오시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전원참석은 물론 다들 재미있다고 하셨거든요. 의미도 깊고 재미도 있다며 다음에 또 오신다는 분이 두 분이나 계셨습니다. 신난다!

반면 2회차 ‘정자역’ 체험단 행사는 시작부터 불안했습니다. 신청자 여섯 명 중 세 분(6-3 = 3)이 못 오신다고 문자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행사 시간이 됐는데 다른 세 분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연락을 해보니 두 분은 못 오신다(6-3-2  = 1)고 합니다. 마지막 희망인 ‘얍’(=1)님이 오셨을 때, 참가자는 아무도 없고 저와 행사를 도와주러 온 제 친구 고 선생님뿐이었습니다. 무척… 민망했습니다…

오히려 좋아!

유일한 참가자 ‘얍’님은 다리를 다쳐 목발을 오래 사용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세상에 계단이 참 많아서 불편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하셨습니다. 사려 깊은 제 전 직장 동료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주신(Thanks to Aileen!) 계단정복지도 홍보 글을 우연히 보셨고, 목발 짚은 경험이 떠올라 참가하시게 됐다고 합니다. 동네에서 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계단정복 중인 '얍'님과 고 선생님

원래는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조별로 흩어집니다. 오늘은 셋밖에 없으니 다 같이 다니기로 했습니다. 저희 세 사람은 미션지를 가지고 정자역 일대의 계단을 정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얍’님은 계단정복지도에 정보를 입력하고, 저는 미션지에 정복한 곳을 체크하고, 제 친구 고 선생님은 길을 안내하고 계단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금방 호흡이 척척 맞아 재밌었습니다.

불참석자가 많아 아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같이 다니다 보니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얍’님이 정말 맹활약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체험단의 목적은 SCC가 만든 계단정복지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얍’님은 계단정복을 하면서 계단정복지도와 현실이 충돌하는 점들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짚어주셨습니다.

게다가 ‘얍’님은 무려 뛰셨습니다. 사실 걸어 다니면서 해도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고 선생님은 굳이 뛰지 않았는데, ‘얍’님의 계단정복에 대한 열정은 저의 걸음걸이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어느새 저도 ‘얍’님을 따라 열정에 불이 붙어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혹시… 어떤 일 하세요?

환상의 팀워크로 한 시간 만에 미션을 끝냈습니다. 카페로 이동해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함께 체험하며 느꼈던 점을 정리했습니다.

이때 ‘얍’님이 현실화 가능성까지 고려해서 여러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덕분에 유용한 피드백 보고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기에 이렇게 전문적인 피드백을 주시나 했는데, IT 회사에서 일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계단정복지도는 회사 업무와 별로 관련 없는 분야지만 개선 방안을 고민하니 재미있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체험단 활동 자체가 재미있다며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하셔서 참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이런 활동에 재미있다는 평가 만큼 귀중한 것은 없으니까요.

여러분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계단정복지도 체험단은 아직 열려있습니다. 이번 주 금토일, 다음 주 금토일 총 6회가 남았습니다. 아래는 참가자 후기입니다. 읽어보시고 마음이 움직이면 후기 아래의 체험단 신청 링크를 눌러서 함께해주세요. 계단뿌셔클럽 한정판 티셔츠도 드립니다!

제가 어디서 본 건 많은데 사진을 잘 못찍습니다
ㅅㄹ: “집-직장을 오가는 일상에서 벗어나서 너무 좋았고 뜻깊은 이벤트였어요”
ㅈㅎ: “직접 휠체어의 동선을 따라가니 계단, 턱이 걸릴 때마다 마음이 쓰였어요”
ㅈㅇ: “경사로 없이 계단만 있는 건물들 다 바꿔야겠다”
ㅅㅇ: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걸 경험한 날이었어요”

날씨도 좋은데 같이 놀러 다녀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