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자네가 사는 동네의 대장을 찾아가”

“정치는 말이야. 동네마다 다 대장이 있어. 자네는 집이 성남이라고 했으니까, 거기 대빵을 찾아가서 인사부터 해야 해. 그게 정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봄에 만났던 원로 당원 김 선생님을 기억하시나요? 그때 김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입니다. 강조하셨기 때문에 중요한 말씀인 것 같았지만 당시에는 따르지 못했습니다. 또 계단정복지도 만들고, 당원 모집하느라 바빠지면서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게 되더라고요. 아직도 인사 안 드리고 뭐 했냐고요. 정치를 할 거면 동네 대장님 만나서 빨리 인사부터 해야 된다고요.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요?

동네마다 정당의 지부가 있다

먼저 정당의 ‘지부’ 시스템을 알아야 합니다. 제가 속한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법적 요건을 갖춘 정당은 지역별로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지부에는 서울특별시 지부, 경기도 지부와 같이 ‘상위 지부(시도당)’도 있고, 253개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설치된 ‘동네별 지부’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동네별 지부를 ‘지역위원회’라고 부릅니다.

지역위원회는 학교로 치면 ‘반’입니다. 같은 학교에 다녀도 반별로 수업도 듣고 친하게 지내잖아요? 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당 활동 대부분이 지역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지역위원회별로 선거도 치르고 주민 의견도 수렴하고 공익활동도 합니다. 정치가 다 여의도에서 이뤄지는 것 같지만, 동네별 지부가 사실 정치 활동의 핵심입니다.

지부마다 지역위원장님이 계시는데요. 이분들이 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장’입니다. 동네 지역위원장님을 찾아가서 인사를 나누고 자신과 맞는 활동을 추천받는 것이 정당 활동의 시작입니다. 지역위원회 별로 다 목표가 있습니다. 당원으로서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면서 자신의 장기를 살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만나지?

문제는 어떻게 만나면 되는지 잘 모르겠더라는 것입니다. 모를 땐 물어봐야 합니다.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하셨던 분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누가 직접 소개해주면 제일 자연스럽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소개해줄 만한 분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 교과서적인 방법은 없고 공개된 연락처가 있으면 연락을 드려”보라고 하시더군요.

출처: 서울경제신문

우리 동네 대장님은 IT 창업가 출신 김병관 위원장님입니다. ‘뮤’라는 게임으로 잘 알려진 게임회사 웹젠을 경영하셨고, 20대 국회의원(2016~2020)으로 일하셨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당연히 전부터 관심 있던 분입니다. 테크 기업에서 일하셨던 경험과 정치권에서 일하셨던 경험을 모두 가지고 계시니까 뵙게 되면 여쭤보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습니다.

구글링해도 전화번호나 개인 이메일은 안 나왔습니다. 페이스북 DM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디지털 기업을 운영하셨던 분이니 SNS 소통에 익숙하시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렇지만 잘 써서 보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뭐라고 메시지를 보내야 만나주실지 정말 깊이 고민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송 버튼을 눌렀습니다. 제가 보낸 메시지는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아무 기반과 준...

어떤 답을 받았냐고요?

오늘은 여백이 모자라 다음 주 화요일에 소개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셔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