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치인으로서 가장 열심히 한 일
계단정복지도 프로젝트 (11)
여러분, 9월에 무엇을 가장 열심히 하셨나요?
저의 경우는 ‘계단정복지도 체험단’이었습니다. 동료 유진 님의 제안으로 수십 명의 성남시민을 모집해 주말마다 함께 걸었습니다. 산책의 목적은 <계단정복지도>의 베타 버전을 함께 써보고 개선점을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부족한 살림에 많은 자원을 쏟았습니다. 그럼 그만한 성과가 있었는지 따져봐야겠죠?
정량 분석
목표 인원은 총 54명이었습니다. 행사는 총 9번, 매회 6명 참석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당근마켓과 인스타그램에 홍보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신청하셨습니다. 나중에는 정원을 초과해서 42명이 대기자 명단에 등록하셨습니다.
문제점은 불참과 노쇼였습니다. 접수된 인원 56명 중에서 약 절반에 해당하는 26명은 행사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하루, 이틀 전에 사정이 생겼다며 미리 연락하신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일에 연락 없이 노쇼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실제 활동 인원은 30명이었습니다.
30명의 체험단이 정복한 건물과 점포의 수는 각각 268개, 288개입니다. 1인당 약 10개 건물, 점포의 계단 정보를 수집하셨습니다. 현장에서 3인이나 2인 1개 조로 활동을 했는데요. 조별로 2시간 동안 20~30개의 건물과 장소를 돌아다녔다는 의미입니다.
체험단을 거치며 한 명이 한 시간에 얼마나 많은 건물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또 광고비를 얼마 쓸 때 몇 명이 참가하는지도 파악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본 서비스 출시 이후 자원을 얼마나 어떻게 투입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거칠게나마 예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제해결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전에는 몰랐던 값들입니다.
예상 못 한 성과: 재미와 의미
체험단 오신 분들께 왜 오셨냐고 여쭤봤는데요. 대개 산책이 좋아서,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좋아서 혹은 한정판 티셔츠가 마음에 들어서 오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계단정복지도 두 시간 써보고 나니까 관점이 달라졌다는 말씀을 모두 하셨습니다. ‘이렇게나 이동약자에게 불편하게 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어!’라는 겁니다.
계단정복지도가 이용자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절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눈앞에서 그 변화를 목격하니 감동적일 지경이었습니다. 올림픽에서 자신이 쏜 화살이 십 점 과녁에 맞는 장면을 상상만 하다 실제로 맞춰버린 양궁 선수의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다른 예상치 못한 성과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했다는 겁니다. 여러 참가자가 ‘방 탈출 게임 하는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 체험단 활동은 제한 시간 내에 조별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적당한 승부욕과 성취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입니다. ‘의미 있는 행사네요’라는 말보다 솔직히 더 기뻤습니다. 재미가 있어야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라스트 스퍼트
10월 12일에 <계단정복지도>를 출시합니다. 석 달 넘게 회사 일과 <계단정복지도>를 병행하려니 다들 피로한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체험단을 거치면서 SCC는 목표를 더욱 달성하고 싶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세상을 바꾸는 일 말입니다.
연중 가장 날씨 좋은 날들에 시간을 내서 체험단에 참가해주신 분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은 일주일 잘 준비해서 출시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