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어린이에게 새해 덕담을 하다
이대호의 첫 유튜브 영상
춥지만 화창한 화요일 잘 보내셨나요?
저는 낮에 짧게 볕을 쬐며 잠깐 산책을 했더니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내일은 조금 흐리고 목요일이 맑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오늘은 어린이들에게 새해 덕담을 영상 편지로 보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제가 어쩌다 7살, 10살 어린이들에게 덕담 인사를 보내게 됐을까요?
소원을 말해봐
지난해 11월 ‘구독자 인구 총조사’라는 것을 했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신지 여쭤보는 설문조사였는데요. 이때 응답자 중 두 명을 추첨해 소원을 들어드리기로 약속했습니다. 한 분은 맛있는 밥을 사라고 하셨고, 다른 한 분인 유 선생님은 자신의 두 자녀를 위한 새해 덕담 영상 편지를 보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상상도 못 한 너무나 재미있는 소원이었습니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10살 아인이, 7살 아람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야 이해하기 쉽고, 좋은 영향이 있을지 고민해보니 어렵더라고요. 동료들과 열심히 회의하고 궁리한 끝에 ‘칭찬’과 ‘희망’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것을 참아야 했을 두 친구를 ‘칭찬’하고 앞으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거라는 ‘희망’을 약속하는 것으로요.
그런데 ‘희망’을 약속하려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기후 변화와 고령화,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많은 것을 바꾸지 않으면 아인이, 아람이가 어른이 될 무렵에는 우리 사회가 식량이 부족하고, 기후 재난이 잦고, 많은 노인을 부양하는 곳이 될지 모릅니다. 새로운 즐거움이 분명 있겠지만, 지금보다 더 불안한 세상을 ‘재미있는 미래’라고 말할 순 없죠.
제게 재미있는 일이란 선선하고 화창한 날의 산책, 여름밤 강변에 돗자리 깔고 누워서 친구와 나누는 대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의 교감, 이따금의 여행 같은 것입니다. 아인이, 아람이가 어른이 됐을 때도 여전히 이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어른들이 잘 해낼 수 있겠죠?
아인이, 아람이 덕분에 이대호는 첫 유튜브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미루고 미뤘던 유튜브 개시를 이렇게 하게 되네요. 그러니까 한 번씩 봐주세요. 그리고 책임감을 갖고 함께 ‘희망’을 열심히 만들어봐요!
우리 먹고살기도 힘들기는 하지만!
이대호 드림.
[전문] 7살 아람이, 10살 아인이에게 보내는 새해 덕담
아인이, 아람이 안녕? 나는 서른 세 살이고 이름은 이대호라고 해.
아빠가 매일 회사에 가잖아? 나는 너희 아빠가 매일 가는 그 회사에서 아빠랑 같이 일했던 직장 후배이고, 너희 아빠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던 사람이야. 너희 아빠는 아주 멋진 분이거든.
이렇게 너희에게 영상으로 인사를 하게 된 건, 아인이랑 아람이가 작년에 너무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착하게 지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야.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도 늘 써야 하고, 놀고 싶은데 마음대로 놀지도 못하고, 친구들도 많이 못 만나고 불편한 점이 많았지?
그런데도 아인이랑 아람이가 너무 착하게 말을 잘 듣고, 씩씩하게 잘 지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잘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단다.
올해는 더 재미있는 일이 많을 거야. 그리고 아인이랑 아람이가 앞으로 더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것들 재미있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아저씨는 아인이랑 아람이보다 한 20년 정도 더 살아보았는데,매년 새로운 것들, 좋은 사람들, 재미있는 것들을 만나면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 함께 힘을 내서 재미있게 지내보자!
그러려면 중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양치질을 잘해야 해. 양치질을 잘 하지 않으면 이가 아프고, 이가 아프면 재미있는 일도 하나도 재미가 없어. 그러니까 귀찮더라도 양치질을 잘 하도록 해.
두 번째는 밖에서 돌아다닐 때 차를 조심해야 해. 항상 좌우를 살펴야 하고, 차 근처에서는 항상 천천히 움직여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고, 사고가 나면 많이 아프거든. 많이 아프면 재미있는 일도 하나도 재미가 없어지니까 늘 차를 조심하도록 해.
아저씨가 하는 일은 아인이랑 아람이를 위해서 세상을 더 재미있는 곳으로 만드는 거란다. 너희들이 아저씨와 약속을 잘 지키면, 아저씨도 열심히 너희들을 위해 노력해볼게!
우리 아직 만나본 적 없지만 언젠가 만나서 재미있게 놀아보자!
새해 복 많이 받고 나중에 만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