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제주 추천 식당 4
제주의 화요일은 따사롭고 조금 덥고 그렇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지요?
원래 오늘 ‘의무방어전 문제’ 3부를 보내드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 주 토요일까지 제주에 산책캠프, 아그니카 워크숍을 왔습니다. 치열하게 놀고, 먹고, 떠들다 보니 제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여 여러분께 제가 경험한 제주의 훌륭한 식당을 몇 군데 소개하는 것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부디 이 편지가 다가오는 여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아래 식당들은 여러 제주도민의 추천과 10여 명의 검증을 거쳤으며 안타깝게도 아무런 대가 없이 작성됐습니다.
1 회국수 : 동복해녀해산물직매장
이번 여행에서 회국수라는 메뉴를 처음 먹어봤습니다. 비빔국수에 회를 섞어 먹는 음식입니다.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입니다. 동복해녀해산물직매장에는 회국수는 물론 전복죽, 각종 회, 해산물을 팝니다. 근처에 있는 해녀촌이라는 식당이 회국수 자체는 조금 더 맛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야외에서 아주 멋진 바다 풍경을 보며 식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해 지는 시기에 가면 아주 멋진 낙조를 보실 수 있습니다.
2 고등어회 : 원담
제주 음식이 전국 곳곳으로 퍼지면서, 요즘은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 않습니다. 고등어회는 몇 남지 않은 ‘제주 음식’입니다. 원담은 고등어회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입니다. 소금기 없는 김에 양파와 참기름 간이 된 밥을 올리고 그 위에 고등어회 한 점을 올린 뒤 특제 간장을 찍어 입 안에 넣으면… (깨꼬닥)
3 파스타 : 동복분식
동복분식은 우연히 길 가다 발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미스볼 파스타가 아주 맛있습니다. 아마도 미트볼을 직접 만드는 것 같아요. 속속들이 촉촉한 미트볼에 파스타 면을 꼬아 먹으면 한껏 행복해집니다. 크림 파스타도, 양갈비 스테이크도 맛있습니다. 문제는 사장님이 장사를 안 하고 싶어 하신다는 점이예요. 저희가 식사 다 마친 시간이 1시였는데 3시까지 좀 앉아있어 줄 수 없냐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손님들 안 받고 쉬고 싶은데 단체 손님 핑계를 대고 싶다면서…
4 양념 삼겹살 : 처가집연탄구이
처가 식구가 아무리 무서워도 이런 연탄구이를 먹을 수 있다면, 일주일에 세 번씩 처가집을 찾게 만드는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고기에 양념을 묻히는 음식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고기뿐만 아니라 양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짜거나 달거나 매워서 원래 재료의 맛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집은 진짜입니다. 에어컨도 차가운 소주도 없는데 사람들이 기다려서 먹을 만큼 말입니다.
제주 여행 계획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에 정신 차리고 의무방어전 문제 3편 잘 준비해서 찾아뵐게요!
편안한 저녁 보내셔요!
제주도 함덕 해수욕장에서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