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해지고 싶으십니까?
혹시 슬슬 바람 솔솔 불어서 어디 놀러 가고 싶지 않으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 지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 편지에서 ‘팀 글쓰기’ 방법론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팀 글쓰기’의 장점을 근거로 들어 ‘팀 글쓰기’가 ‘유능한 우리’를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팀 글쓰기의 장점: 팀워크 형성
팀 글쓰기로 출마선언문을 함께 써보니 가장 큰 성과는 ‘팀워크 형성’이었습니다. 팀 글쓰기를 통해 팀워크 형성이 되는 까닭은 팀 글쓰기가 팀의 목표를 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출마선언문은 후보자가 목표와 계획을 밝히는 글입니다. 후보자의 목표와 계획은 곧 팀의 목표와 계획입니다. 이대호 성남시장 캠프, 김지수 최고위원 캠프 모두 목표와 계획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성됐습니다. 그래서 팀의 목표가 모호했습니다. 함께 출마선언문을 쓰면서 후보자는 물론 팀원들은 공동의 목표를 분명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목표가 분명해지면 팀은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팀원들은 목표와 계획을 바탕으로 자신이 이 프로젝트에 얼마큼 열정을 쏟고 싶은지 비로소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이후에 역할 분담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즉, 목표가 분명히 서야 팀워크가 생겨 팀이 제대로 작동하는데, 팀 글쓰기는 목표 수립이라는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이대호 캠프, 김지수 캠프 모두 출마선언문을 완성한 후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느낀 점: 팀 글쓰기 반복적으로 해야지!
제가 경험한 선거 캠프, 정치 조직에서 대표자(또는 후보자)가 직접 중요한 연설문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참모들이 후보자의 캐릭터에 맞는 출마선언문을 대신 써주는 것이 효율적인 역할 분담으로 여겨졌습니다. 연설문 쓰기는 타인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니, 대표자는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일처럼 대신해줄 수 없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입니다.
그 판단이 타당하지만,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고 저는 의심해왔습니다. 대표자의 목표와 철학이 무엇인지 글을 쓰는 제가 알지 못하고, 대표자에게 물어봐도 분명하지 않은데 어떻게 연설문을 써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설문 작성자가 대표자의 비전을 창작하고 제안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밋밋한 글이 나오기 일쑤였습니다.
‘팀 글쓰기’는 유능해지기 위해서 기꺼이 해볼 만한 일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문제의식이 아주 명확한 위대한 정치인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자신이 왜 정치를 하는지 대답하기 어려울 때마다 반복적으로 해봐야 겠습니다.
참고 자료
1. 연설문 쓰기 방법론 설명
- 오바마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문 분석 (윤범기 MBN 기자) : 오바마 연설을 재료로 연설문 쓸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들을 설명합니다.
- 조성주의 출마선언문은 어떻게 완성되었나 : ‘팀 글쓰기’ 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가 과정을 설계할 때 많이 참고했습니다.
2. 참고할만한 연설
- 노무현 전 대통령 명연설 모음 : 논리와 감성이 조화를 잘 이루는 연설이 많습니다.
-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2004년 전당대회 연설 : 무명의 정치인이던 오바마를 4년 뒤 대통령으로 만든 전설의 연설입니다.
다음 주에는 최근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산책도 종종 하시고요!
당신의 친구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