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없으면 계단 정복을 중단합니까?

이제 비가 오면 조금 긴장이 되네요.
탈 없이 바닥만 적시고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최근 다시 시작한 계단정복지도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두 번째 버전을 만드는 작업이라 계단정복지도 V2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V1 때와는 사뭇 다른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야심가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

“아무래도 회사 일에서 돈과 의미를 둘 다 얻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어느 일요일 아침, 계단정복지도의 기획자(PM) 수빈님이 할 이야기가 있다며 저를 카페로 불렀습니다. 제게 기획서를 하나 내밀었습니다. 기획서 제목은 <계단정복지도 시즌2 초초초가안>입니다. 회사에서는 그냥 일을 하고, 미처 충족되지 않는 보람은 계단정복지도 같은 거 만들면서 채워야겠다고 말하더군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정말로 감동했습니다. 계단정복지도를 처음 시작할 때는 제가 열렬히 꼬드겼습니다. 기필코 해내겠다는 사람은 당연히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계단정복지도 아이디어를 낸 수빈님조차 처음엔 강한 열정은 없었습니다. ‘이대호가 저렇게 열심히 꼬시는 걸 보니 쟤가 끝까지 책임지고 하겠지? 필요한 일이긴 하니까 속는 셈 치고 해봐야지’가 수빈님의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팀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유능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만으로는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팀의 목표를 자기 목표로 생각하는 ‘주인’이 많아야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에너지가 확보됩니다. 처음에 수빈님은 제가 설득해야 하는 손님이었습니다. 이제는 가장 큰 야망을 품은 주인입니다. 동료가 야망에 불타는 혁신가로 변하는 걸 보니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목표 1: 서울정복

“서울은 안 하나요?”

작년에 계단정복 활동을 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당시에는 역량의 한계로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계단정복지도 V1을 하면서 많은 노하우와 네트워크, 팀워크를 얻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서울정복을 목표로 합니다.

강남역 주변 대상 범위

이때 ‘서울정복’이란 서울 모든 지역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주요 상권을 정복 대상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강남역, 홍대입구역, 성수동, 광화문, 용산 등이 후보입니다.

지역별로 계단뿌셔클럽 지부장을 발굴해 지부장이 책임지고 해당 지역을 정복해나가는 방식으로 정복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동네 인플루언서, 지역 정치인, 지역 활동가를 꼬드겨서 지부장으로 섭외하고, 클럽 운영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대략적인 구상입니다.

목표 2: 실제로 이용되어야 한다

문턱 없는 우리동네 만들기 캠페인

성남시 신체장애인연합회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여해 계단정복지도를 소개할 기회들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이동약자분들께 서비스를 소개하고 알려드리면서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계단정복지도 서비스가 이용하기 상당히 어려운 서비스라는 점이었습니다.

현재 계단정복지도는 계단 정보를 등록하는 데에는 유용하고 편리합니다. 그러나 정보를 확인해서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앱이 없고 웹사이트로만 만들어져 있다는 점, 검색창은 있지만 지도는 없다는 점, 텍스트 정보는 충분하지만 사진 정보가 없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어려워하셨습니다.

제품을 지금보다 개선하지 않으면 정보를 모으기에는 적합하지만, 정보를 이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지금보다 더 개선하는 것,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선거가 끝나도 계단 정복은 중단되지 않습니다. 저는 선거가 아니어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실행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꾸준히 그렇게 하는지 감시해주세요!

이번 주 일요일에 계단정복지도 팀 회식이 있습니다. 다음 편지에서는 회식 후기와 함께 어떤 친구들이 계단정복지도 V2에 참여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싶습니다!

빗길 조심하세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