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 학생이 부산에서 찾아온 이유
지역사회보건간호학
간호학과 수업은 대부분 환자를 간호하는 방법과 이론에 관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허 선생님 3학년이 되어 듣게 된 수업 ‘지역사회보건간호학’은 그간의 수업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어떤 보건 시스템을 갖춰야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그 수업에서 교수님은 “시스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지금 간호사들이 겪고 있는 ‘태움’, ‘간호사 부족’ 같은 문제는 정책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해. 학교에서 환자를 병원에서 어떻게 잘 간호할지만 가르치니까 이런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거야. 시스템에 따라가기만 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는 간호사가 되어야 지금 간호사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단다.”
이 수업을 계기로 허 선생님은 시스템, 정책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문제의식을 어떻게 문제해결까지 발전시켜나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정치 해커톤: 폴리톤> 공고를 발견했습니다. ‘문제제기를 넘어 문제해결하고 싶은 사람들 모’이라는 내용을 보고 허 선생님은 <폴리톤> 참가를 결심합니다. 마음 맞는 동료를 만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폴리톤 OT
위 이야기를 들려주신 허 선생님을 비롯해 이번 폴리톤 참가자는 총 34명입니다. ‘정치생태계 혁신’ 주제를 선택한 참가자가 23명, ‘기후위기’ 7명, ‘디지털 격차’ 4명입니다. 3~4명씩 팀을 이루게 되어서 총 9개 팀이 결성됐습니다. ‘하는 일’은 기초의원, 국회 보좌진, 정당 활동가, IT회사 다니는 직장인, 경영 컨설턴트, 사회복지사, NGO 활동가, 대학생, 창업가 등 다양합니다.
폴리톤 총괄 책임자인 소희님의 진두지휘로 아그니카팀은 알찬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가득 채웠습니다. 주제별 전문가 강연도 있었고, 데면데면한 참가자들을 5분 만에 친해지게 만든 아이스 브레이킹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인상적인 순서는 허 선생님과 같은 참가자분들의 ‘내 이야기’였습니다.
회사에서 ‘공익’은 늘 뒷전인데 여기서는 공감대가 있어서 좋다는 이야기, 정당 활동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목표는 비슷한데 결이 달라 재미있다는 이야기,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어 나서고 싶지만 나서지 못했는데 여기서 자신을 설득해줄 사람을 꼭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참을 나눴습니다. 해도 떨어지고, 준비한 피자도 다 떨어졌는데도 다들 집에 안 가셔서… 다소… 곤란했습니다… 하하…
‘문제제기’ 말고 ‘문재해결’하자고 해서 왔어요
불평, 불만도 좋지만 그건 인제 그만 하고 싶고,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많이들 말씀하셨습니다. 혼자 하려니 막막하고 어려웠는데, 문제해결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해서 왔다고요.
그 이야기가 참 기뻤지만, 한편 부담스러웠습니다. 아그니카팀도 정확히 모르거든요. 참가자들이 문제제기를 넘어 문제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확실한 방법을 말이죠. 저희도 처음 해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면 폴리톤을 기획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꼭 하고 싶었습니다. 문제제기를 넘어 문제해결로 나아가려는 사람을 도와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개척자로 만드는 일, 문제해결형 정치인을 길러내는 일 말입니다.
하면서 배우는 것들은 여러분께도 소상히 공유하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파고를 넘으려면 수많은 개척자가 필요할 테니까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폴리톤 참가자들께 도움이 못 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한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