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이별
2011년 노르웨이에서 총기 테러로 70여 명의 사람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극단적 정치성향을 가진 노르웨이인의 계획된 범행이었습니다.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노르웨이는 경제적으로 앞서있고,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도 사회적 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회의주의에 빠졌습니다.
당시 노르웨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크는 추도사에서 회의감에 빠진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합니다.
“테러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개방성, 더 많은 인간애입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단순한 대응은 절대 답이 아닙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사회는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슬픔의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일이 앞으로 또 생길 것 같고,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과연 참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두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인재이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민주주의로 시민의 안전을 더 치밀하게 계획하는 행정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주어진 권한에 부합하는 책임을 마땅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정치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인간애로 참혹한 현장 사진과 영상을 무분별하게 공유하지 않는 사회, 피해자를 탓하지 않고 애도하는 공동체로 바꿔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킵시다.
애도의 시간이 끝났을 때 와야하는 건 ‘무관심의 일상’이 아니라 ‘재발방지의 시간’입니다.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가려내고,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모두 정치의 역할입니다. 동시에 시민 모두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더 많은 민주주의와 개방성, 인간애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함께 만듭시다. 구체적인 방법은 제가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그것이 정치인인 제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분들이 하루 빨리 평온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또 여러분 몸과 마음의 안전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