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님, 의원님 말씀이 맞습니다
어제 시선을 끄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 국회의원인 안철수 의원님이 <수도권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안철수 의원 초청 토크콘서트>에 참석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요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중이라 여느 선거 캠페인 하나 보다 했는데, 행사 이름이 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랜만의 ‘청춘콘서트’
이날 행사의 화젯거리는 안 의원님의 ‘구멍 난 양말’이었습니다. 그의 구멍 난 양말을 본 어떤 청년 당원이 ‘양말’을 선물했고, 안 의원님은 고맙다며 잘 신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근검절약해 1,500억을 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화제가 됐습니다.
제가 주목한 발언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이날 안 의원님은 “(청년세대가) 사회 경제적으로는 가장 자기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못 가진 박탈된 세대”라며 “결국 그 사회의 구조는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가 만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가 ‘청춘콘서트’로 젊은이들을 만나며 정치를 시작했던 10여 년 전의 모습이 떠오르는 장면이었습니다.
의원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안철수 의원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기성세대 정치인 안철수 의원님은 실제로 지역구에 청년을 위한 아파트 공급 계획을 백지화시키려고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종종 ‘서현동 110번지’라는 이름으로 언급했던 ‘성남서현 공공주택지구’ 사업입니다. 2019년 국토부가 청년세대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시작했습니다. 약 2,000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에 대해 주변 주민들의 반대가 있습니다. 교통난이 심해진다, 학교에 학생 수가 너무 늘어난다는 등의 이유입니다. 생태 환경이 파괴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한편, 많은 성남의 젊은 세대가 기대하는 사업입니다. 보금자리를 마련할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의원님의 선택은 ‘전면 철회’였습니다. 작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110번지 전면 철회’를 공약하고 당선되셨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7월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찾아가 직접 사업 철회를 요청하셨습니다. 여러 입장을 끈질기게 조율해 더 나은 대안을 만드는 정치는 없었습니다. ‘새정치’의 대명사 천하의 안철수조차 쉽고 나쁜 정치를 하는 모습에 진심으로 아쉽고 속이 상했습니다.
서현지구의 전망과 고민
‘성남서현 공공주택지구 사업’의 향후 행방은 크게 세 가지 경로입니다.
- 원안: 원안대로 청년주택 포함 아파트 2,000호 공급 추진
- 수정안: 상업시설, 공원화, 주거 상업 복합개발 등 다른 용도로 계획 변경
- 백지화: 개발 계획 취소
제 생각에는 ‘수정안’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아보니 이미 개발을 위한 토지매입이 마무리 단계입니다. 그렇지만 ‘원안’은 개발지역 주변 주민분들의 반대가 있고,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강했습니다. 미분양 주택이 늘고, 신규 주택 개발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반대를 일부 잠재울 수 있는 ‘수정안’을 기획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대호의 대안’을 한 번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내 집 마련’을 꿈꾸지만 기회를 박탈당한 2030 세대의 입장, 삶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입장, 그리고 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전망을 고려한 대안을 말입니다. 아무 대안도 내놓지 않으면 미래세대의 입장에 대한 고려 없이 ‘수정안’이 만들어질 테니까요.
‘정치가 청년세대를 위한 기회를 마련해야 하지만 내 지역구에 청년주택은 허용할 수 없다.’ 저는 안 의원님과 같은 기성 정치인들의 이런 이율배반적이고 불성실한 행태가 말씀하신 ‘박탈된 세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어떤 기성세대도 미래 세대를 구원하지 못한다는 걸 압니다. 여러 세대가 공존하는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새정치 아닐까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