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당플랜 VS 새분당플랜

의무 방어전 문제 7

(구)분당플랜 VS 새분당플랜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 대통령은 ‘200만 호 주택 건설’ 공약을 걸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 사업은 ‘1기 신도시 계획’이었습니다. 성남, 고양, 안양, 군포, 부천에 각각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신도시를 건설하고 아파트 위주로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입니다.

구분당플랜

구분당플랜의 청사진 (국토교통부)

1기 신도시 도합 약 30만 호를 공급했습니다. 그중에서 분당이 97,600호로 약 33%를 차지했습니다. 5개 1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40만 명이 살아가는 녹지가 잘 갖춰진 서울 근처의 아파트로 가득 찬 도시, 구분당의 청사진입니다.

당시 정부가 분당에 기대했던 바가 있었습니다. 수도권의 주택난 해소, 첨단 기업이 있는 경제적 자족도시, 한국적 신도시의 모델 제시 등입니다. 35년이 지난 지금, 이 목표들 모두 무난하게 달성했습니다. 1기 신도시 공급 이후 한동안 집값이 안정됐습니다. 성남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도시가 됐습니다. 그리고 분당은 대한민국 신도시의 좋은 표준이 됐습니다.

게다가 분당은 주민들이 아주 만족하며 살아가는 도시입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입지가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와 미래를 잘 내다본 현명한 계획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기업 유치를 통한 자족도시 만들기’는 아주 탁월한 혜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50년을 내다보고 도시를 설계할 때의 초점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전기 요금, 난방비, 버스비

RE100을 선언한 NAVER

가장 중요한 것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도시 설계입니다. 요즘 모든 요금이 다 오르고 있습니다. 전기 요금, 난방비, 버스비 등이 줄줄이 오릅니다. 그 원인은 다들 아시다시피 ‘기후 위기’와 ‘전쟁’입니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기후 위기 극복이 쉽지 않고, 전쟁 위험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러니 에너지와 발전 자원 가격은 앞으로도 점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력 수급’을 도시 단위에서 고민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생산한 전력은 필요한 만큼 나눠 쓰자’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앞으로는 모르겠습니다. 전력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오르고, 전기를 쓰기만 하는 수도권과 벌기만 하는 비수도권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 ‘배분 방법’에 대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RE100을 지키려고 회사들이 성남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시 단위의 ‘탄소 중립’, ‘에너지 자립’을 고민해야 합니다. 도시 곳곳에 태양광 발전 설비도 최대한 설치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같은 양의 에너지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신기술들을 적용한 도시 인프라 변경도 필요합니다. 전력을 덜 쓰게 만드는 모빌리티 체계와 교통망 등을 고민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외로움, 안보


배식봉사 활동

스타트업 | 판교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입니다. 그런데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성공을 거둔 빅 테크 기업들이 모여드는 곳이지, 판교는 스타트업의 ‘출생’이 많이 일어나는 곳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혁신을 ‘소비, 가공’하지만 ‘생산’하지는 못합니다. 이 한계를 깨기 위해서는 젊고 도전적인 1인 가구들이 살고 어울릴 수 있는 ‘스타트업 자연발생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외로움 | 외로움의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납니다. 성남시는 경기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곳입니다. 특히, 분당에는 서울대병원이 있어 어르신들이 선호합니다.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이웃들과 만나고 어울릴 수 있어서 외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 설계를 숙고해야 합니다.

안보 | 군사시설은 대표적인 기피 시설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그럴까요? 2차 세계대전 이후 장기간 지속되었던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가 흔들립니다. 소련 붕괴 이후 이어진 장기간의 평화는 당분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역 안보 시설의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 판교의 기술 기업들과 방산기업, 군과의 연계가 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모두 아이디어 수준의 생각들입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시대 흐름, 미래 세대의 이해관계, 더 나은 공동체에 대한 상상력이 새분당플랜에 빼곡하게 반영되어야 하는 것은 명확합니다. 구분당플랜이 1987년이 아니라 2030년을 기준으로 했던 것처럼요.

근데 저의 새분당플랜과 관련해서 전문적인 식견을 들려주실 분 안 계세요?
저 좀 도와주세요!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