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편지

2023년 감사 인사

비밀편지

지난 토요일, 이대호의 정치도전기 꾸준 구독자 연말파티인 <비밀편지>가 열렸습니다. 제 예상보다 많은 14분이 참가 신청을 해주셨고, 10분이 와주셨어요. 정말 궁금했습니다. 이대호의 정치도전기를 꾸준히 읽고 파티까지 오는 분들, 과연 어떤 분들이었을까요?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이대호가 만든 재미없는 영상을 보는 참석자들

참석자 K는 과거 한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입니다. K는 올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소식을 접하며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세상에서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대요. 그리고 믿기지 않는 비극들이 곳곳에서 벌어지는데 세상 사람들이 너무도 무관심한 것 같아 더 슬펐다고 합니다.

<비밀편지>에서 참석자들끼리 대화를 길게 나누었는데요. 대화 주제 중 하나가 ‘2023년 가장 마음 쓰였던 사건'이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서이초 사건, 출산율 0.6 진입, 전장연 시위 등 각자의 관심과 걱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이 대화는 K에게 위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타인의 삶을 걱정하며 고통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저도 참 좋았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제안을 반복하다 보면 머쓱할 때가 많습니다. 각박한 현실에서 사람들은 생존과 각자도생에만 몰두하는 것 같아서요. 지친 사람들에게 공동체를 더 낫게 만들자고 말하는 게 먹히는 일인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타인의 고통에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대호의 정치도전기>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무척 감사했습니다.

도전의 공동체

뜻밖의 구독자 설문조사 2023 결과

2024년 이대호의 도전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올해 저의 화두는 ‘외면과 집중'이었습니다. 1월에 저는 4개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면서도 각각이 다 중요한 것 같아 외면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최근에야 1개로 줄였습니다. 바로 계단뿌셔클럽입니다. 내년에는 계뿌클에 전념합니다.

<이대호의 정치도전기>의 개편 구상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계단뿌셔클럽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가 누군가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우정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보통 계뿌클 같은 것을 정치로 생각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더 어울리는 이름으로 바꾸고,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채널 확장을 고민 중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만들려고요.

내년에는 다른 도전자의 이야기도 <이대호의 정치도전기>에서 다뤄보고 싶습니다. 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비밀편지>에 오신 꾸독자(꾸준 구독자)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확신이 생겼어요. 다들 너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와 고민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도전하는 구독자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해서 많은 분이 영감과 용기를 얻으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귀하에게 드리는 감사 인사

진짜로 모든 분께 드리고 싶은 마음!

최근에 신기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설렜습니다. 낯설지만 익숙한 감정이었습니다.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설레는 마음이 든 거였어요. 회사 다닐 때는 매주 느끼던 일상적 감정입니다. 2021년 4월 선거 출마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주중, 주말 구분 없이 쫓기듯 살다보니 약 2년 반 만에 처음 느껴본 것 같습니다.

주말을 주말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건 최근 계단뿌셔클럽이 두 명이 풀타임으로 일하는 회사가 됐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제 출발선에 선 스타트업이지만, 2년 후, 5년 후의 계획과 비전이 있는 조직입니다. 그동안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니 멀리, 많이 헤엄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숨이 다할 때까지 헤엄치고 잠깐 올라가 숨 쉬고 다시 헤엄치기를 반복한 2년이었습니다.

가끔 이 도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답하기 어려울 때, 금리가 오르고 생계의 불안이 엄습할 때 차갑고 캄캄한 물을 지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따뜻한 바다였습니다. <이대호의 정치도전기>를 꾸준하고 묵묵하게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먼바다를 건너올 수 있었던 것이 여러분의 마음 덕분임을 잘 압니다.


내년에는 귀하가 보내주신 우정을 좀 더 잘 갚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우정을 주고받으며 함께 더 많은 모험을 해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올 한 해 함께해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와 존경을 가득 담아
당신의 친구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