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할 기회 놓치지 마세요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 (1)

칭찬할 기회 놓치지 마세요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 (1) : 우정으로 세상을 구하려면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합니다. ‘공감’이란 재능을 타고나지 못해 관찰, 분석, 연습, 시행착오를 거치며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을 머리로 배웠습니다. 제 나름의 배움을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모험에 부디 보탬이 되기를!


“대호님 참 세심하네요!”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이 함께하는 정복활동

수동 휠체어를 밀며 함께 이동하는 건 댄스 스포츠랑 비슷합니다. 호흡이 중요한 팀플레이입니다. 앉은 사람은 가만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차를 넘을 때 휠체어를 들고, 지형지물을 파악해 방향과 속도를 조절합니다. 미는 사람은 앉은 사람의 신체 특성, 이동 취향을 고려해 속도와 리듬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초면엔 좀 어렵고, 자주 협력하면 잘 맞습니다.

얼마 전 휠체어 사용자 H와 함께 이동할 일이 있었습니다. 계단뿌셔클럽 정복활동으로 처음 만나 두 시간 동안 제가 미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긴장이 되더라고요. 처음은 어려우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함께 이동하다 세 번이나 작은 턱에 걸려, H가 앞으로 몸이 기울어졌습니다. 잘못하면 휠체어에서 떨어질 수도 있어서 죄송했습니다. 진땀을 빼며 더 집중해 휠체어를 밀었습니다.

정복활동이 끝나자 H는 저를 칭찬해 줬습니다. “참 세심하게 휠체어를 운전하더라, 덕분에 오늘 정복활동 참 재미있었고 앞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는데 세 번이나 턱에 걸려 속상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H의 칭찬을 들으니 제가 노력한 보람이 있었던 것 같아 정말 기뻤습니다. 다음에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대 좋은 칭찬

3!

저는 ‘3대 좋은 칭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칭찬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외모 칭찬이 대표적입니다. 근데, 아래 유형의 칭찬은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 상대방이 노력을 기울인 일에 대한 칭찬
  • 상대방의 남다른 성취에 대한 칭찬
  • 상대방이 주변 사람들을 배려한 일에 대한 칭찬

이 중에서 H의 칭찬은 ‘상대방이 노력을 기울인 일에 대한 칭찬’입니다. H는 칭찬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갔으면 저는 앞으로 H와 함께 이동하는 걸 부담스럽게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말’로 전한 덕분에 나름 열심히 노력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부족함이 있었지만, 다음 기회에는 H와 더 잘 팀플레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칭찬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 사람들과 잘 지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세심하지 않습니다. 무신경하고 게으른 면도 많습니다. 그러나 H와 함께 이동할 때는 세심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칭찬을 들은 이상 H의 기대를 굳이 실망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뭐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요!

어떻게 칭찬하면 좋을까

출처: 계뿌클 크루 단톡방

저는 칭찬할 때 두 가지를 잘 고민하면 좋은 칭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타이밍’이고, 다른 하나는 ‘권위’입니다. 칭찬의 시점이 시의적절해야 하고, ‘주제넘은 칭찬’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점을 잘 못 맞추면 와닿지 않는 칭찬이 되거나 효과가 줄어들 수 있고, 주제넘은 칭찬은 기대가 아니라 반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H의 사례는 좋은 예시입니다. 정복활동이 끝날 무렵 저는 H에게 폐를 끼친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세심하다고 생각했어!’라고 말해주어서 마음에 더 와닿았습니다. 아마 며칠 지난 후였다면 저는 H의 휠체어를 밀며 함께 이동하던 순간의 기억이 휘발된 상태였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제 느낀 보람이 덜 했을 것 같습니다. 늦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 상사처럼 권위를 가져야 하는 입장이면 괜찮겠지만, 일상적 관계에서는 ‘평가자’의 시선에서 비교하며 말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비교를 하더라도 타인보다는 ‘상대방의 과거’를 비교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안전한 것 같습니다. “전보다 더 실력이 좋아진 것 같은데? 그동안 열심히 했나 보다.” 같은 칭찬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드러나니까요!


칭찬할 기회를 놓치지 마시라는 오늘 편지, 혹시 공감이 되셨어요? 사실 다 아실만한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한 번씩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때가 있을 거에요. 실제로 한 번 적용도 해 보세요. 아래 보이는 ‘답장’ 버튼을 누르시면 여러분이 지금 만난 ‘칭찬할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답니다!

여러분의 친구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