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중요한 발표 준비하는 방법
발표왕이 되어보자
저는 발표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발표를 도맡아 해왔는데요. 경험이 쌓이다 보니 중요한 발표를 준비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최근에 동료 수빈님과 400명 앞에서 발표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도 잘 써먹고 주위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비법을 오늘 편지에서 소개합니다. 따라 하기 어렵지 않은데, 한번 들어보실래요?
원고를 쓰고 ‘이야기’를 넣기
중요한 발표라면 꼭 발표 원고를 쓰세요. PPT만 만들고 발표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저도 대부분의 발표를 그렇게 하는데요. 완성도 높은 발표를 하려면 원고가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발표 PPT를 만들기 전에 원고를 먼저 쓰시고, 그다음에 PPT를 만드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는 줄글을 쓸 때, PPT를 만들 때보다 논리 구성을 더 신경 쓰게 되거든요.
그렇게 원고를 다 쓰셨다면 각 문단의 성격이 ‘설명’인지 ‘이야기’인지 표시하고 구분해 보세요. 설명이란 지식이나 주장을 전달하는 내용, 이야기는 단순하더라도 등장인물과 줄거리가 있는 내용입니다. 아마 ‘이야기’가 거의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발표의 목적은 설명 또는 설명을 통해 설득하는 데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이야기를 잘 넣지 않거든요.
이야기가 없으면 지루하고 어려운 발표가 됩니다. 비유하자면 장난감 없이 아기의 머리를 자르려는 미용사와 같습니다. 아기의 머리를 자를 때 장난감으로 주의를 끌고, 방심한 틈을 타 머리를 잘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바로 가위를 들이밀면 아기는 ‘으앙’하고 울면서 마구 버둥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소기의 목적은 전혀 이룰 수 없게 됩니다!
이야기는 장난감, 설명은 가위입니다. 이야기로 관심을 벌고(버는 구간), 설명으로 관심을 씁니다(쓰는 구간). 관심을 벌지 않고 설명만 하면 청중은 딴생각을 합니다. 점심 메뉴나 저녁 메뉴를 고민하기 시작하죠. 시시콜콜해도 괜찮습니다. 도입은 발표의 핵심 주제를 인식할 수 있는 이야기로 하면, 이어지는 설명에 대한 피로감을 대폭 줄여서 듣게 만들 수 있습니다.
완성한 원고를 10번 소리 내서 읽기
10번 소리 내서 읽는 건 세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원고 수정해서 개선하기입니다. 읽다 보면 원고에서 고치고 싶은 부분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글로 쓸 때는 자연스러웠지만, 소리 내 읽어보면 어색하거나 발음이 불편하거나, 문장이 너무 길어서 끊고 싶은 것을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고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훨씬 이해하기 쉬운 원고가 됩니다.
둘째는 발음과 리듬 향상하기입니다. 웃긴 얘기지만요. 저는 원고를 소리 내서 읽을 때 스스로 대본 리딩하는 배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읽다 보면 발음과 말의 완급을 섬세하게 신경 쓰게 되어서 반복 훈련하면 훨씬 매끄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발음으로 뱉을 수 있게 되고, 리듬감이 생기면서 듣는 사람들이 같은 내용도 훨씬 잘 이해하게 됩니다.
셋째는 외우기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발표를 준비할 때, 당연히 안 외웁니다. 원고와 실제 발표 문장이 다르고, 앞뒤 순서가 좀 바뀌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발표는 원고를 100% 그대로 재연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외워야 하는데 외우는 거 정말 어렵잖아요? 소리 내 읽는 것이 외우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해보세요. 효과가 있답니다!
두 가지 보조 테크닉
이상의 두 가지를 충실히 하면 최고의 발표를 할 수 있지만, 저의 두 가지 노하우를 알려드릴게요. 하나는 ‘중간에 이야기 넣기’입니다. 보통 ‘이야기’를 서두에 넣습니다. 이때 불러일으킨 관심으로 마지막까지 설명을 잘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5분만 지나도 집중력이 떨어지기 십상입니다. 5~60% 대목에 이야기를 한 번 더 배치하면 주목도를 다시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른 테크닉은 ‘끝날 때 세줄 요약하기’입니다. 끝날 때 얼굴색을 싹 바꾸고, ‘오늘 발표의 핵심 내용은 1번 무엇, 2번 무엇, 3번 무엇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감동적으로 마무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히 각인시키고 싶을 때 매우 유용합니다. 간단한 기술이지만 ‘전달’이 중요할 때 꼭 활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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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합니다… 정말루… 모집 쉽지 않아요...
안 오시면... 으앙… 울거야…
훌쩍훌쩍...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