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저는 2022년 6월에 열릴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회사를 그만 둔 새내기 정치인입니다. 정치의 목적이 어려운 사람을 돕고 첨예한 갈등을 끈질기게 중재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 군데의 직장을 다녔습니다. 최근까지 일했던 곳은 VCNC라는 IT 스타트업입니다. 200만 명이 사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회사이고 사업개발 업무를 했습니다. 그 전에는 정치권에서 일했습니다.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시장의 연설문을 쓰는 여러 직원 중 한 명으로 일했습니다. 첫 직장은 피키캐스트라는 미디어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글을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래 글은 친구들에게 출마 계획을 알리기 위해 2021년 4월에 쓴 글입니다. 읽어보시고 혹시 무언가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email protected]로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회사를 그만두고 내년 성남시장 선거에 도전합니다
작년에 있었던 두 개의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하나는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입니다. 모두 제가 일했던 직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두 사건을 겪으면서 저는 준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당장 선거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나 주변 친구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지금의 정치가 대신해주지 않으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타다금지법 국면에서 정치는 택시와 타다의 갈등을 중재해 해법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타다는 외곽에 사는 사람, 젊은 여성, 어린이, 노인과 장애인이 다름없이 존중받는 서비스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좋아했고, 그래서 택시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어려운 길이지만 정부와 국회가 끈기 있게 양쪽의 양보를 끌어내면서 타협을 끌어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치가 중재를 포기했고 여야 이견 없이 타다금지법이 통과됐습니다. 결국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종료됐고, 많은 일자리와 좋은 이동 서비스가 사라졌습니다.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서 정치는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처럼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고, 그 사실을 어렵게 문제제기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특히 피해자를 의심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을 민주당의 영향력 있는 분들이 말렸어야 했습니다. 도를 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경고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다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물론 권력으로부터 괴롭힘과 폭력을 겪은 수많은 사람의 용기를 꺾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의 역할이 갈등을 중재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정치인들이 하지 않을 때 원망하고 실망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더이상 누가 알아주고 대신 해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들어달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직접 선거에 출마해서 주장하고, 경쟁에 참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단단히 잘못돼서가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를 신뢰합니다. 수많은 사람의 노고와 선의로 지금처럼 버티고 있다는 걸 잘 압니다. 그렇지만 어떤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제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내년 성남시장 선거에 도전합니다. 선거에 출마해 제가 주장하려는 일은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해 몸과 마음을 다친 사람을 지키는 일, 스타트업의 탄생과 성장을 돕는 일, 준비가 안 된 부모 세대의 노후를 함께 고민하는 일, 나무를 심고 쓰레기를 줄이는 일, 소수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일, 장애인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 무료한 노인의 삶에 음표를 만드는 일 등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은 어렵지만 단순합니다. 수많은 성남시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과정에서 성남시청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배웁니다. 팀원들과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설득력 있는 계획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개합니다. 이 과정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하도록 설득합니다. 그래서 당내 경선을 이기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내년 6월 본선을 치르는 것까지가 제가 앞으로 하려는 일입니다.
성남은 제가 무사히 직장인이 되기까지 키워준 동네입니다. 저는 이 도시에서 선배 정치인들이 고생해서 만든 제도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서울시에서 일하며 정부의 역할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타다에서 일하며 가치 있는 사업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것도 공동체의 보살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빚을 더 멋지게 갚을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 찾아내겠습니다.
어쩌면 심각해 보이거나 무모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제가 하려는 도전은 일요일 아침을 깨우는 디즈니 만화 동산같이 명랑하고 경쾌한 일입니다. 함께 더 즐겁고 의미 있게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일이고, 토론을 통해 ‘설득력 있는 희망’을 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설레는 모험입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고 우리 세대가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저 혼자서는 당연히 못 할 일입니다. 이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설득력 있는 희망을 기획하는 과정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꽤 재미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친구들에게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