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깨기 2탄

지역위원장님들 만나기 (2)

도장 깨기 2탄

금요일 저녁에 무사히 도착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추위와 코로나19 유행으로 이번 주 고생 참 많으셨습니다.

오늘 편지는 떨리는 마음으로 윤영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시 중원구 국회의원)을 만나 뵌 이야기입니다.

성남의 지역구들 (출처: 성남시청)

‘도장 깨기’를 시작했습니다. 성남에는 4개의 민주당 지부가 있습니다. 각 지부를 ‘지역위원회’라고 하는데, 각 지역위원회의 대장이 지역위원장님들입니다. 지역위원장은 정당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분들이라 지역 현안에 밝고 풍부한 정치 경험을 갖고 계십니다. 유능한 성남의 정치인이 되고 싶은 저로서는 반드시 만나서 지혜를 구해야 하는 분들이죠.

우리 동네의 김병관 위원장님만 인사를 드리고 도장 깨기를 계속 미루고 있었습니다.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요. 그렇지만 더는 미룰 수 없어 중원구의 윤영찬 위원장님부터 인사를 드려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똑똑, 안녕하십니까!

출처: 뉴스핌

사실 윤영찬 의원님을 만나 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네이버 지도에 계단정복지도로 모은 계단 정보를 추가하자고 제안하고 싶은데 네이버 지도팀 의사결정 단위에 닿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때 윤 의원님께서 네이버 부사장을 지내신 것이 생각나 지역사무실에 찾아가 도움을 청했는데요. 좋은 취지의 프로젝트라며 흔쾌히 연결을 해주셨습니다.

그때는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윤 의원님이 친절한 분이기도 하고, 그땐 성남시장 선거 출마를 계획하는 정치인으로 뵌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이번에는 새내기 정치인으로서 정식으로 소개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려니 많이 떨렸습니다. 동료들에게 ‘가서 어떤 말씀 드리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더니 “무조건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하라는 현명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시간 맞춰 찾아뵙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윤 의원님은 볕이 잘 드는 사무실로 안내해주셨습니다. 마주 앉아 용건을 설명해 드리고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성남시장 선거에 도전할 거라고 말씀드렸을 때 다소 황당하셨을 수도 있는데, 내색 않으시고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좋았습니다.

현안: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도시 재생사업

윤 의원님 지역구인 성남시 중원구에는 낡은 집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 곳의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역에서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냐’고 여쭈자 재개발을 포함한 재생사업을 시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단순히 ‘집을 새로 짓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고요.

왜냐, 재개발, 재건축이 이뤄질 때 누군가는 살 곳을 잃습니다. 집이나 땅을 소유한 사람은 분양권을 받아 새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세입자는 분양을 받지 못합니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는 전에 살던 집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합니다. 임대 아파트를 같이 지어서 기존 세입자가 입주하기도 하지만, 보통 물량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윤 의원님은 정말 쉽지 않은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이런 문제를 깊이 공부해야 하고,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입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적자금을 투입해 세입자를 위한 집을 지으면 될 것 같지만,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다른 사업과의 형평성 등 고려해야 할 다양한 대상이 있어 어렵다고 합니다.

만남에서 배운 것

출처: 매일경제신문

성남시는 앞으로 중산층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됩니다. 앞으로 약 10년 동안 4만 세대 이상의 새 아파트가 생깁니다. 가구당 3명이 산다고 가정하면 12만 명이 깨끗한 집에서 쾌적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반가워할 일입니다.

반면 갈 곳 없는 세입자, 연세가 많아 신축 아파트 입주를 기다릴 수 없는 고령 소유주, 권리금 문제가 얽힌 상가 세입자는 몹시 곤란할 수 있습니다. 윤 의원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지 못하게 될지 모릅니다. 예상치 못한 불운이 닥쳤을 때 무너지지 않도록 버팀목을 세워두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제가 윤 의원님을 만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습니다. 그게 이미 네 번째 일정이었다고 의원실에서 일하시는 친절한 류 선생님께서 귀띔해주셨습니다. 만나자는 사람이 있으면 거의 거절을 않으셔서 그렇다고 합니다. 문밖의 엘리베이터까지 나와 배웅해주신 윤 의원님을 떠올리며 나는 만나자는 사람을 거의 거절하지 않는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 잠깐 생각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재개발, 재건축 때문에 고민인 분들을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셔요!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