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째 계단을 뿌시면서 얻게 된 깨달음
계단정복지도 프로젝트 (18)
어깨가 움츠러들 만큼 추운 화요일이었습니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4주에 걸친 계단뿌셔클럽(SCC) 시즌 2 클럽 활동이 모두 종료됐습니다. 오늘은 SCC 시즌 2를 하면서 제가 얻은 큰 깨달음을 소개합니다. 그 깨달음은 *SCC 파트너 하영님과의 대화로부터 시작됐습니다.
*SCC 파트너: 계단뿌셔클럽을 운영하는 스태프 멤버의 호칭
시즌 3 이후에는 뭐 하나요?
하영: 대호님, 근데 멤버분들 중에 시즌 3가 끝이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어요.
대호: 오? 아시다시피 시즌 3까지 하면 목표 달성이 될 것 같아서 더 안 해도 될 거 같은데요!
하영: 그게 아니라 클럽 활동이 재미있는데 그 이후에 뭐 또 다른 거 안 하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시즌 2 마지막 클럽 활동을 끝내고 시간 맞는 파트너분들과 샤브샤브를 먹었습니다. 파트너 JY님이 동네 친구 만나 어울리는 것이 즐겁다면서 계단 정복 끝나면 다른 활동으로 이어나가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파트너 겨레님도, 지원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오잉? 저는 SCC 멤버들이 ‘느슨하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원하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친해지지 않으니 부담 없고, 공익 활동이니 의미 있어서 많이들 오시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나눠보니 멤버들은 ‘느슨한 관계’만 원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괜찮은 사람을 만나면 더 친하게 지내고 어울릴 의향이 있다는 겁니다.
‘여기 사람들 괜찮구나. 더 친해져 보고 싶은데, 그런 기회는 없나?’
‘서비스 제공’에서 ‘커뮤니티 조성’까지
그래서 SCC 시즌 3는 ‘커뮤니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규모를 조금 줄이되 서로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으로요. 그렇게 해서 계단뿌셔클럽의 지향을 (일방적인) ‘서비스 제공’에서 (유기적인) ‘커뮤니티 조성’까지 확장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시즌 3 이후에도 재밌는 클럽을 만들 겁니다. 멤버들이 이미 여러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책 모임을 만들자, 다른 봉사활동을 하자, 보드게임 모임을 만들자, 아예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클럽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 되자 등. 그중에서 저는 ‘정치’에 초점을 맞춰볼 생각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낸 더 나은 세상에서 서로를 지키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치 클럽을 만들지는 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으면서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고 즐거운 클럽 활동을 기획해봐야겠습니다. 상충하는 어려운 목표들이긴 한데,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시면 말씀해주세요!
시즌 2 성과 요약: 3,689개의 점포 정복
- 정복 점포(가게) 수 : 3,689개 (시즌 1 2,070개 대비 79% 증가)
- 참가 인원: 167명
- 현재 SCC 목표 달성률: 64.12%
- SCC 목표: 역세권 및 주요 상점가 편의시설 총 8,981개 점포
- 잔여 점포 수 : 3,222개
대단한 성과 가운데 아쉬운 일도 있었습니다. 윤영찬 의원님의 소개로 네이버 지도팀에 ‘계단정복지도 DB를 네이버 지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네이버 지도팀이 심사숙고하시고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하셨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카카오 맵, 구글 맵에도 제안해 볼 계획입니다.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시즌 1과 달리, 시즌 2 활동은 사실 춥고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시즌 1 보다 더 많은 분이 함께 계단을 정복해주셨어요. 시즌 1에 이어 꾸준히 해주신 분들도 많고요. 정말 감동적인 일입니다.
계단뿌셔클럽(SCC) 시즌 2에 함께 해주신 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잘 궁리해볼게요!
여러분과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어서 큰 영광입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대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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