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산책캠프의 탄생 3부작 (2)

오늘 저녁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화요일이니 연휴의 후유증은 조금 극복하셨겠죠?
내일까지 춥다가 주말까지 쭉 따뜻해진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지난 편지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내 편이 없는 것 같은 외로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로 정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팀 이대호의 ‘비전’을 소개합니다.

오늘 저녁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할 수 있는 도시

이대호와 친구들이 꿈꾸는 미래 성남은 ‘오늘 저녁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정치가 성남시민의 ‘불안’과 ‘외로움’을  모두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서로를 지지하는 가족, 친구, 애인, 이웃과 오늘 하루 어땠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우리는 불안과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산책 도시’라는 청사진에서 ‘산책’은 상징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저는 정말로 성남시민들이 더 많은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과 산책하는 데에 쓰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했을 때 더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산책은 사람과 사람을 긴밀하게 연결해주기 때문이고, ‘긴밀한 연결’이 ‘불안’과 ‘외로움’을 걷어내는 빛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할리님이 산책의 가치를 설명하면서 인용하신 책

팀 동료 할리님이 산책이 긴밀한 연결을 만들어주는 이유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산책할 때 우리는 마주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봅니다.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말하는 사람은 겁이 안 나고, 듣는 사람도 잘 반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습니다. 삶의 힘듦과 고통도 서로를 향하지 않고 함께 바라보는 방향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가까운 사람과의 산책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튼튼해질 것입니다.

‘산책도시’에 필요한 것들

문제는 ‘안정적 관계’와 ‘적당한 여유’가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앞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 고령화, 젠더 갈등, 기후변화, 1인가구 증가 모두 관계를 단절시키고 여유를 줄이는 요인입니다. 이런 위기의 안전지대로서 ‘산책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일들이 필요합니다.

성남의 길들

첫째, 산책 인프라를 보장해야 합니다. 성남시는 지역 간의 산책 인프라 격차가 큽니다. 공원 많고 길도 깔끔하고 나무도 울창한 동네가 있는 반면, 주변에 걷고 싶은 길 자체가 적은 동네도 있습니다. 게다가 휠체어나 유아차, 보행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이동약자도 차별 없이 산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둘째, 좋은 이웃을 만날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1인가구의 증가, 고령화, 감염병 유행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어렵게 합니다. 고독사, 히키코모리 같은 극적인 문제 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도 외로움이 파고들어 전반적인 행복감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고립되지 않고 좋은 이웃들과 관계 맺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무사히 집에 돌아와야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그 사람이 무사해야 합니다. 만약 직장 내 괴롭힘이나 산재 사고, 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다면 함께 산책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과 친구, 이웃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넷째,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산책로도 폭염과 혹한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외려 선선하고 화창한 날 부실한 산책로를 걷는 편이 훨씬 행복할 정도입니다. 좋은 날씨를 지키지 못하면 시간과 사람이 있어도 즐거운 여가를 즐기기 어렵습니다. 물론 기후변화 대응은 미래세대의 삶을 지키기 위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산책도시’라는 비전 좋기는 한데 아직 추상적인 것 같아요.”
“우리가 이 비전에서 빠뜨린 사람들은 없을까요? 예를 들어 저녁에 일해서 쉴 수 없는 사람이라거나”

‘산책도시’의 청사진은 미완성입니다. 초안일 뿐 팀원들과 논의하며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당장은 대선에 집중하고 있어 활발하게 준비하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 성남시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겠죠?

다음 편지에서는 ‘산책도시’라는 비전을 알릴 ‘캠페인 전략’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참, ‘산책도시’에 대한 가감없는 의견 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바쁘시겠지만 여러분의 감상평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