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단일화 작전: 올해 첫 선거 승리 2부

가장 약한 자를 보살피는 조연우 캠프 이야기 (3)

사후 단일화 작전: 올해 첫 선거 승리 2부

*지난 이야기: 올해 첫 선거 승리 1부

왼쪽부터 차례로 윤희식, 김경미, 김효진, 조연우 후보

당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정말이었습니다. 김경미, 김효진 두 분이 후보직을 사퇴하셨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우선 알아야 했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사정을 잘 알 것 같은 지인께 조심스럽게 연락했습니다.

“저도 정확하게는 파악이 안 돼요. 그런데 김경미, 김효진 두 분이 단일화 협상을 하다 오해가 있었고, 상대방에게 양보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완주하는 방향이 좋겠구나 각자 생각하신 것이죠. 그 결과가 아시는 대로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근데, 이제 조연우 후보 1:1 구도네요?”

사후 단일화 작전

통화를 마친 저는 처음으로 이번 선거 승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려면 전략을 완전히 다시 짜야했습니다. 갈고 닦은 후보자의 공약과 메시지를 우직하게 알리는 것이 그간의 전략이었습니다. 이제는 ‘조직’이 중요합니다. 사퇴하신 후보님들의 지지를 얻어내 ‘한 팀’을 만드는 ‘사후 단일화’가 관건입니다.

짧고 정확한 패스를 여러 차례 주고받으며 골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주 현명한 정치적 판단을 순발력 있게 반복해야 사퇴한 두 후보님과 그 캠프의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모두가 예민한 상황, 한 치의 실수라도 있어서는 일을 다 그르치는, 그야말로 ‘정치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특이한 상황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학원도, 교과서도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우선 ‘믿을만한 분’들에게 조언을 구해보기로 했습니다. 조연우 후보자에게 호감을 갖고 있으며, 오랜 정치 활동 경험이 있는 분들을 찾았고, 몇 분이 추려졌습니다.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한 팀을 만들 수 있냐고요.

협상의 조건

“혹시… 저희가 무언가를 거래하거나 약속해야 다들 도와주실까요…?”

조언자 중 한 분이 질문을 들으시곤 막 웃으면서 물으셨습니다.

“근데, 달라고 하면 뭐 줄 게 있긴 있어요?”

“어… 없죠. 저희가 가진 게 뭐가 있겠어요?”

“그런데 뭘 줄 생각을 해요. 조연우한테 뭐 달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어. 그냥 도와달라고 하세요. 전국장애인위원장 반드시 잘 해내고 싶다고, 한 번만 도와달라고 절박하게 이야기하면 돼요.”

김효진 후보, 조연우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군대 가본 적 없는 사람이 ‘입대할 때 총 사가야 한다’고 놀리면 ‘정말 그런가?’ 생각하잖아요? 이런 본격적인 선거에서 중책을 맡아 본 적이 없다 보니, 자리나 이권을 주고받는 검은 거래(?) 같은 것이 필요하진 않을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 건 잘할 자신이 별로 없는데 어떡하나 하고 생각하던 차에 ‘그럴 필요 없다’는 말이 반가웠습니다.

뭘 해야 할지 깨닫고 나니, 그 뒤론 파죽지세였습니다. 두 후보님 캠프의 핵심 관계자분들께 연락을 돌렸습니다.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오셔서 좀 가르쳐주시고, 도와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니 다들 기꺼이 함께해주시겠다고 화답해주셨습니다. 김경미 후보님도, 김효진 후보님도 최선을 다해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주셨습니다.

“나는 조연우 후보 지지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중증 장애인이 전국장애인위원장에 당선되는 역사 같이 한 번 만들어봅시다. 우리 지역은 우리가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이번 선거 최대 변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 네 명의 후보자가 등록했습니다. 그중 우리와 지향이 비슷한 두 분이 모두 중도 사퇴해 1:1 구도가 됐습니다. 이런 일은 발생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하는 아주 특이한 일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당시 상황


투표 전날 경쟁자인 윤희식 후보가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