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사람이 당선될 수 있다고? : 올해 첫 선거 승리 3부

가장 약한 자를 보살피는 조연우 캠프 이야기 (4)

구속된 사람이 당선될 수 있다고? : 올해 첫 선거 승리 3부

*지난 이야기: 올해 첫 선거 승리 1부, 2부

후보는 두 명, 그중 한 명이 검찰에 구속된 상황, 단독 후보로 남아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아니라고 합니다. 검찰에 구속됐다고 해서 후보직을 상실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당 선거관리 규칙에는 후보직을 박탈하는 상황이 정해져 있는데, ‘구속’은 사유가 아닙니다. 옥중에서 당선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정보’를 최대한 파악해야 했습니다. 구속된 후보의 후보직을 박탈할 방법이 있는지, 상대 후보가 옥중 당선될 경우 추후에 형이 확정되면 조연우 후보가 위원장직을 승계받을 수도 있는 건지, 이 상황이 유권자들 사이에 얼마큼 알려져 있는지 등등을 파악했습니다.

‘구속’ 기사를 봤을 때는, 가만히만 있으면 되겠구나 싶었는데요. 최대한 정보를 그러모으고 나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직 구속 사실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옥중에서 당선될 수 있고, 옥중당선되더라도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위원장직을 유지하게 됩니다. 유죄가 획정되면 파면됩니다. 그때 2위 후보자가 승계하는 것이 아니고, 당대표와 지도부가 적절한 사람을 임명합니다. 우리 후보는 당 지도부가 잘 아는 인물이 아니므로 임명 가능성이 작습니다.

즉, 투표에서 반드시 이겨야 조연우 전국장애인위원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네거티브 홍보전

고민은 또 있었습니다. ‘네거티브 홍보전’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해야 했습니다. 저는 유권자들에게 상대 후보의 구속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선거 승리에 유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치에서 필요하다면 네거티브도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상대 후보의 구속 소식은 거짓말도 아니고 명백한 사실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조연우 후보는 쎈 네거티브 홍보를 하고 싶지 않아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우리의 메시지와 공약을 알리는 일에 집중하자고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후보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거티브를 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저도 없었고, 후보가 갈고 닦아온 메시지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고 말하기 전에 눈을 감고 잠깐 상상해봤습니다. 네거티브 홍보전을 안 하고,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상황 말입니다. 상상 속의 저는 억지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 같더군요. 그럼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0.01%P 차이

조연우 후보는 막판의 막판까지 전화를 돌렸습니다. 물론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김경미, 김효진 후보님 캠프와 함께 결성한 ‘통합선대본’의 많은 분이 조연우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화를 돌렸습니다. 그중에는 제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주변 장애인 당원들께 전화해 조연우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중증 장애인이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에 당선되는 역사를 함께 써보자고 말입니다.

당선 소식의 도착


그 결과 우리 캠프는 이겼습니다.
0.01%P 미만의 아주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자를 보살피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고 믿는,
평범한 당원 조연우가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에 당선된 것입니다.

당선 공고

‘의미 있는 패배’만 가득했던 올해, 처음 만난 ‘의미 있는 승리’였습니다.
초겨울의 첫눈처럼 느닷없고 반가워서 콧물이 날 뻔했습니다.

조연우 통합 선대본 해단식

정말 기뻤습니다.